[기획] ‘온라인 거인’ 쿠팡, 공정위 제재와 위기
거세 안팎 도전에 직면한 쿠팡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대한민국의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경제 검찰’로 불린다.
그 이유는 그 권한과 역할에서 잘 드러난다. 공정위는 기업의 불공정 거래 행위, 가격 담합,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등을 조사하고 제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제재 행위 조사 과정과 결과에 따라 기업에 대한 압박과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공정위를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공정위는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업의 거래 관행을 감시하고,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과징금 부과, 시정 명령, 형사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쿠팡이 그 공정위의 제재와 경영 위기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와우 멤버십 운영, 다크패턴 사용, 하도급 갑질 등 다양한 논란에 더해 최근 몇 년간 내부 경영과 외부 경쟁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 신뢰를 잃고 있다.
◆ 공정위 제재: 와우 멤버십과 다크패턴 논란
공정위는 최근 쿠팡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관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문서로,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가 조사 결과 중 위법, 불법행위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공정위는 먼저 멤버십 서비스를 ‘기만적’이라고 판단했다.
▷ 와우 멤버십 해지 방해
쿠팡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그 운영 방식과 가격 인상 과정에서 전자상거래법 위반과 각종 문제가 불거졌다.
와우 멤버십은 소비자가 중도 해지를 신청하더라도 서비스는 월말까지 유지되고, 남은 기간에 대한 환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를 소비자 권리 침해로 판단하며,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
▷ 가격 인상과 다크패턴
쿠팡은 2023년 4월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대폭 인상하면서 결제창에 '와우 월 회비 변경 동의' 문구를 포함해 소비자 동의를 간접적으로 유도했다.
공정위는 이를 소비자를 기만하는 ‘다크패턴’(Dark Pattern)으로 보고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크패턴은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리도록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의미한다. 할인 상품에 높은 배송비 등 수수료를 마지막에 내도록 하거나 인지하기 어렵게 하는 등의 방법, 가입은 쉽게 할 수 있지만 해지는 복잡하거나 숨겨져 있어 소비자가 해지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 끼워팔기 혐의
쿠팡 와우 멤버십에 포함된 OTT 서비스인 ‘쿠팡 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 배달 혜택이 실질적인 소비자 선택권 없이 결합된 형태로 제공된다는 점도 공정위 조사 대상에 올랐다.

◆ 공정위 제재와 법적 공방
쿠팡은 공정위로부터 이미 다수의 제재를 받았으며, 현재 여러 건의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이다.
2023년 6월, 쿠팡은 검색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자사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하고 타사 상품의 노출을 제한한 혐의로 1,62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 쿠팡은 하도급 업체에 허위 단가 서면을 발급하거나 판촉 비용을 전가한 혐의로도 제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쿠팡은 납품업체에 최저가를 보장하도록 강요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업체에 전가했다는 이유로 공정위의 시정 명령을 받았다.

쿠팡은 공정위 제재 외에도 매출 하락, 인력 감축 등 내부 경영 문제와 외부 경쟁 심화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공정위 조사와 법적 판결, 시장 환경 변화가 쿠팡의 사업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