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정용진 '마마보이' 벗어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드디어 '어머니 품'에서 벗어나 이마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모자 간 주식 거래과 완료되면 이마트에는 확실한 '정용진 체제'가 된다.

이마트는 10일 전격적으로 정 회장이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0% 전량을 시간외매매로 사들인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날 정 회장과 이 총괄회장의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부터 오는 3월 11일까지 30거래일 동안 시간외거래를 통해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278만7,582주(10.0%)를 주당 7만6,800원에 인수한다. 총 거래 금액은 2,140억8,600만 원에 달한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기존 18.56%에서 28.56%로 상승하게 된다.

이마트는 이번 지분 매입이 정 회장의 성과주의 기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 회장이 개인 자산을 투입하는 부담을 지더라도 이마트 지분을 매수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와 이마트의 장기적 비전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지분 확대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신세계그룹의 핵심 축인 이마트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시장에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기존 오프라인 유통을 넘어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는 데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정 회장이 모친의 지분을 인수해 외견 상 신세계그룹은 '남매 경영 체제'에서 각자 제 갈 길을 갈 가능성도 보인다. 

현재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두 축으로,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중심인 신세계로 나뉘어 있다.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8.56%씩 보유한 남매는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대해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지분 거래로 인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28.56%로 증가해 이마트의 실질적 최대주주로서 더욱 확고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 회장의 이번 거래를 통해 그룹 내 세대 교체와 남매로의 경영권 이양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