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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수장 흑역사…尹의 최측근은?
뉴스

산업은행 수장 흑역사…尹의 최측근은?

이승재 기자
입력
수정2025.01.16 23:51
산업은행 홈페이지

국내 최대 국책은행, 한국 경제 구조조정의 사령탑인 한국산업은행 수장은 2009년까지 ‘총재’라는 직함으로 불렸다. 대한민국 은행 중 '총재'라는 타이틀은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2곳에만 붙었다.

 

2009년 10월 산업은행이 산업은행 금융지주회사(KDB 금융지주)로 전환되면서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고, 수장의 직함도 ‘회장’으로 변경됐다.

 

역대 산업은행 총재-회장은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 최측근들이 가는 요직 중의 요직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2000년 이후 9명의 산업은행 수장 중 6명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산업은행 수장들의 비위 논란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민유성 전 산은 회장이 받은 198억 원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는 16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법 자문을 한 혐의를 받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에게 징역 3년과 198억 원의 추징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민 전 행장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건강 상태를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은 공정한 법질서와 변호사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범행 기간이 2년에 달하고, 대가로 수수한 금액이 198억 원에 이른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앞두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참작해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유성 전 행장은 2015년 10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신동빈 롯데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 롯데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법률 자문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검찰은 그가 증거 자료 수집, 의견서 제출, 대리인 및 참고인 진술 기획, 관련 여론 조성 등 법률 사무를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는 신동주 회장 측으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계좌를 통해 198억 원 상당의 대가를 수수한 것으로 보았다.

 

민 전 행장은 재판에서 "재무 전문가로서 자문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유성과 롯데그룹 ‘형제의 난’
민유성 전 행장의 사건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이른바 롯데 형제의 난(亂)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 분쟁은 창업주 신격호의 두 아들, 신동주와 신동빈 간의 치열한 권력 다툼에서 비롯됐다.

 

2015년 신동주가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후, 신격호를 내세워 경영권을 되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반면 신동빈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지를 받아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며 승리했다.

 

민유성 전 행장은 이 과정에서 신동주의 경영권 탈환 시도를 돕기 위해 불법 자문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산업은행 수장들의 끊이지 않는 비위 논란
산업은행 총재-회장은 임명될 때 마다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대선 후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벌이는 '논공행상' 중 가장 주요 보직 중 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0년 이후 9명의 산업은행 수장 중 6명이 비위 논란에 휩싸였다.

 

2000년까지 재임한 이근영 전 총재는 현대그룹에 5,500억 원 불법 대출 승인 및 대북 송금 사건 관련해 2003년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13~2016년까지 산업은행 회장을 역임한 ‘MB의 남자’ 강만수 전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은폐하고 특정 기업에 490억 원 대출 관여한 범죄가 인정돼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정건용 전 총재(2001~2003년)는 특정 컨설팅 회사에 사업 몰아주기 대가로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尹의 남자’ 강석훈의 미래
역대 산업은행 수장이 그렇듯 국회의원을 지낸 강석훈 회장도 12.3 내란 우두머리로 체포돼 구속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윤 대통령의 ‘경제 교사’라고 불릴 정도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경제 분야 정책 자문과 공약 개발을 담당하며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당선인 정책특보로 일하며 윤 정부의 경제 정책 수립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2022년 6월에는 금융계의 ‘꽃보직’으로 불리는 산업은행 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그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덜하고 실속을 챙길 수 있는 자리를 ‘골라서’ 갔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위에서 보듯 산업은행 수장들의 반복된 비위 사건은 정권이 바뀌고 나면 곧바로 불거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죄 피의자로 구속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등을 둘러싼 막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또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무슨 막후 스토리가 있을지 수사당국이 들여다볼 가능성이 농후하다.

 

역대 산업은행 수장들의 흑역사가 앞으로 반복될지 말지는 강석훈 회장 시절 구조조정 관련 금융 지원 등이 얼마나 투명하게 진행됐는지, 정치인 출신 수장이 국민의힘 등 정치권과의 스캔들은 없었는지 등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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