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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칼럼] 한국 외환시장…동네 마트에서 글로벌 마켓으로
칼럼
이승재 칼럼

[이승재 칼럼] 한국 외환시장…동네 마트에서 글로벌 마켓으로

이승재 기자
입력
수정2024.11.15 03:04
[이승재 칼럼] 한국 외환시장…동네 마트에서 글로벌 마켓으로


 

2023년 기준 전 세계 외환 거래 시장 규모는 하루 평균 약 7.5조 달러로 추산된다. 한국 돈으로 치면 무려 1경365조여원에 달한다.
 
이는 2019년의 6.6조 달러에서 약 14% 증가한 것으로, 주요 외환 거래는 주로 미국, 영국,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 주요 금융 센터에서 이뤄진다. 이들 국가들이 전체 거래의 78%를 차지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런 어마무시한 규모의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약 1.2%로, 이는 하루 평균 약 900억 달러(124조3800억여원)에 해당한다.
 
이 숫자로만 놓고보면 한국 외환시장은 주요 금융 허브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외환 거래에서 한국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1일부터 한국 외환시장은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기존 오후 3시 30분에 마감되던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다음 날 새벽 2시로 연장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시장 영업 시간’이 동네(한국) 기준에서 외국(글로벌) 기준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또 시장 참여자 중 ‘큰 손’인 해외 금융회사의 직접 시장 참여도 가능해진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외환거래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한국 외환시장의 거래 시간 연장은 우선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여 한국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주요 글로벌 금융 시장은 24시간 거래를 통해 높은 유동성과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한국 시장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다는 뜻이다.
 
기존의 거래 시간 제약은 국내 기업들이 외환 거래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장벽이 됐다. 그러나 새벽 2시까지 거래 시간이 연장됨으로써, 해외 거래 상대방과의 시간차를 줄여 보다 원활한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거래 시간의 연장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킬 것이다. 특히, 수출입 기업들은 시간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외환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어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이는 환율 리스크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국제 거래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력 향상으로 인해 수출입 기업들의 환차손 감소 규모는 연간 약 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거래 시간 연장은 한국 금융 시장의 유동성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다. 거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더 많은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는 시장의 깊이를 더해준다.
 
하루 평균 거래량 약 9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11% 증가가 예상된다. 이 경우 한국 시장 비중 1.2%에서 1.5%로 0.3%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야간 시간대에 이루어지는 거래는 낮 시간대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므로, 다양한 거래 전략이 가능특히 해외 금융회사의 직접 시장 참여가 가능해짐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은 더욱 개방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는 해외 자본의 유입을 촉진하고, 국내 금융 시장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시장의 다양성과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시간 연장과 해외 금융회사의 외환시장 직접 참여는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존재함으로써 시장의 유동성이 높아지고, 이는 급격한 환율 변동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거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특정 시간대에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이 줄어들어 시장의 변동성이 감소할 것이다.
 
환율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나타내주는 지표가 바로 환율 변동성 지표(Exchange Rate Volatility Indicator)다. 이는 특정 기간 동안 환율이 얼마나 변동했는지를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조치로 약 10% 포인트 가량의 환율 변동성 감소가 기대된다.
 
한국 외환시장 거래 시간의 연장과 해외 금융회사의 직접 시장 참여는 한국 경제와 글로벌 경제에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다.
 
한국 외환시장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높여,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네 마트'에서 글로벌 마켓으로 진입을 선언한 한국 외환시장이 더욱 발전하고, 글로벌 경제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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