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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칼럼] 51세 정치인 김세연을 주식시장이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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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칼럼

[이승재 칼럼] 51세 정치인 김세연을 주식시장이 주목하는 이유

이승재 기자
입력
수정2024.11.15 03:04
[이승재 칼럼] 51세 정치인 김세연을 주식시장이 주목하는 이유
동일고무벨트, 이번 총선 후 급등
 
과거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3선 의원인 김세연 전 의원은 촉망받았던 '2세' 청년 정치인이었다.
 
부산광역시 금정구에 터를 잡은 명망 높은 정치인의 아들.
 
네이버에 검색하면 '전 국회의원' 김세연의 프로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 가족 아버지 김진재 >이다.
 
고(故)김진재(金鎭載) 의원은 부산광역시 금정구에서 5선(11대, 13~16대)을 한 부산이 낳은 대표적인 정치인 중 한 사람이었다.
 
고무신을 만들어 갑부가 된 부산의 향토기업인 동일고무벨트 창업자 김도근의 장남으로, 한나라당 부총재를 맡기도 했다.
 
프로필을 한 줄 요약하면, 김세연 전 국민의힘 의원은 동일고무벨트 창업자의 손자이자 5선 국회의원의 아들이며 현재는 3선 전 국회의원이다.
 
매번 국회의원 재산 순위에서 현대중공업의 ‘오너’인 정몽준 전 의원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할 때 2위는 항상 동일고무벨트의 최대주주인 김진재 의원이 자리했다.
 
당시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소문난 짠돌이였던 정몽준 의원에 빗대 쓸 데는 ‘팍팍’ 돈을 쓰는 김진재 의원의 별명은 ‘돈진재’였다.
 
2005년 김진재 의원이 타계한 이후 선친의 지역구인 부산 금정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김세연 전 의원은 부친의 정당인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다.(아래 사진 2008년 18대 총선 포스터)
 
 첫 총선인 18대 선거에서 그는 기호 7번 무소속으로 나섰다.
 
선거 포스터에 ‘동일고무벨트 대표이사’라고 적었는데, 이것으로 사실상 게임 끝이었다. 압승이었다. 이후 한나라당에 입당한 그는 승승장구, 전도유망 30대 정치인으로 불렸다.
 
 
실물경제에 밝은, 부산에 강력한 지지 기반을 둔, 합리적인, 젊은 보수 정치인.
 
적지 않은 당직도 여러 차례 맡았고, 백봉신사상 등 실력있고 바른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몽준 의원이 빠진 19대 국회에서는 재산 신고 1위 의원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 의원을 대한 많은 이들은 예의 바르고, 소탈하고 겸손하며, 검소하기까지 하다고 칭찬한다. 그리고 돈 많은 집안, 권력있는 세도가문의 후계자, ‘다이아몬드 수저’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수 진영 안에서 바른 소리를 해온 드문 청년 정치인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소속 40대 3선 의원 김세연은 여의도 정치에 신물을 느껴 불출마를 선언하며 여의도에서 물러났다. 
 
그럼에도 그는 명백히 “정계에서 은퇴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 사이 2022년 대통령선거, 2024년 이번 22대 총선에서 그는 각계 보수 정치권의 ‘구애’,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만 51세의 전직 3선 의원이자, 부산 지역에 미치는 작지 않은 영향력은 여전하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주식시장에서도 반영된다. 동일고무벨트가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는 이유다.
 
김세연 전의원이 대주주인 DRB동일·동일고무벨트 나란히 20% 넘게 주가가 폭등했던 적이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범죄 파문으로 사퇴하기 전후 곧바로 ‘김세연 테마주’인 두 종목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2022년 4월 23일 DRB동일은 오 시장이 사퇴의사를 밝히자마자 전날 3940원에서 4795원으로 21.70%가 올랐고, 27일 다시 전 영업일 대비 22.94%올라 61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3영업일 사이 55.07% 상승.

 
DRB동일의 자회사인 동일고무벨트는 더 가팔랐다. 4월 22일 4655원에서 6050원으로 주가가 올랐고 24일에도 15%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7110원까지 상승했다. 27일에는 9010원으로 전영업일 대비 26.72%상승하며 22일 기준 2배 가까이 올랐다.

 
김세연 전 의원이 ‘경제통 젊은 정치인’으로서의 여전한 매력을 주식시장이 간파했다는 반증이다.
 
여기에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40대 기수론’을 띄우면서 김세연 전 의원이 차기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는 걸 정치테마주 전문 투자자들이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당시 김 의원이 오 시장의 사퇴에 따라 부산시장 재보궐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것을 넘어 대선 후보급으로 언급돼 ‘정치인 테마주’로 상승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김세연 전 의원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밝히자 주가는 다시 내려 앉았다.
 
김 전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한시간 여 만에 주가가 주당 1만4950원에서 1만180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조용했던 ‘김세연 테마주’는 이번 22대 총선 이후 다시 꿈틀댔다.
 
 
총선 직전 종가 8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총선 다음날인 11일 갑자기 치솟으면서 9000원대로 마감했다. 15일 오전 11시 45분 현재는 8880원으로 보합세.
 
동일고무벨트는 1945년 부산에서 고무신과 전기절연 면테이프를 제조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3선을 지낸 김세연 전 의원의 조부인 김도근 회장이 창업했다. 대주주이자 3세 경영인인 김 전 의원은 현재 전략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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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고무벨트는 지난해 매출 3577억원, 영업이익은 136억원을 거뒀다. 로봇 사업을 하는 DRB오토메이션 등 5개 계열사 전체 매출은 약 7300억원이다.
 
현재 김 전의원은 ‘정중동’(靜中動)이다. 언론 인터뷰는 가급적 고사하며, ‘신동아’에 꾸준히 기고문을 올리고 있다.
 
신동아는 동아일보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이지만 이번 4월에는 기고문을 2개 올려 놓고 있다.
 
 
 
 
특히 총선을 하루 앞두고는 ‘정치 괴물’의 등장을 막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눈에 띈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 핵심적 요소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모든 시민과 정부기관이 법 앞에 평등한 동시에 법이 공정하고 일관되며 투명하게 적용됨을 뜻하는 ‘법의 지배’다. 둘째,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평화적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정치적 다양성과 포용성’이다. 셋째, 정부 권력의 입법, 사법, 행정으로의 분리와 이들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다. 넷째, 언론이나 시민이 권력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도 처벌이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다.
 
다섯째, 시민들의 활발한 선거 참여 및 공공정책에 대한 의견 제시, 그리고 다양한 시민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참여’다. 여섯째, 합리적 논쟁을 거쳐 협상과 타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한 책임감을 갖추게 하는 ‘교육과 시민의식’이다. 일곱째, 불평등의 심화는 사회적 연대와 통합을 저해하므로 경제적 안정과 평등한 기회 제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기회와 평등’이다.
 
누구 들으라는 소린지는 분명하다. ‘자유민주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보수권에 ‘낙제’라는 단어를 써가며 이같은 거침없는 글을 일필휘지하는 김 전의원에게 보수세력은 관심을 버릴래야 버릴 수 없을듯하다.
 
 
 
 
김 전의원(사진 앞줄 왼쪽 두번째)은 요즘 서울 여의도 인근 ‘청년정치학교’(교장 정병국 전의원)의 교감 선생님을 맡고 있다.
 
50대 초반 젊은 3선 전직 의원이 보수진영 젊은 정치인 양성에 힘쏟고 있는 셈이다.
 
 
원로 정치인 눈으로는 "애가 애를 낳으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정치인 김세연이 앞으로 머지 않은 미래를 내다보며 간단치 않은 포석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정치권과 주식시장이 김세연 테마주를 눈여겨 보는 시간은 앞으로 여러 차례 반복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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