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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칼럼] 한은 총재는 왜 대입제도 개혁을 말했을까
이승재 기자
입력
수정2024.11.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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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열과 부동산 시장, 그리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입시 제도 개혁 제안
[이승재 칼럼] 한은 총재는 왜 대입제도 개혁을 말했을까
교육열과 부동산 시장, 그리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입시 제도 개혁 제안
한국은행은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이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금리 결정 등 나라 경제의 근본적인 방향과 틀의 ‘기본값’을 설정하는 곳이다.
그런데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강남의 교육열’을 비판하며 대학입시 제도의 개혁을 역설했다.
한은 총재가 교육부 장관도 아니고, 얼핏 보면 연결고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안정과 미래는 결국 대한민국의 지나친 교육열, 그에 따른 대학입시 제도 등에 맞닿아 있다는 분석에서 비롯된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와 대입 경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강남 지역의 교육열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 비례 선발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 총재는 지난 9월 30일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성적만으로 대학에 가는 게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다. 세계 어디를 다녀도 어느 대학이나 다양성을 위해 (신입생을) 뽑는데 우리는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해 거기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한국은행)는 보고서에서 성적순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말한다.
한은은 이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인구 집중과 서울 집값 상승 해결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했다.
지역비례선발제는 각 대학이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 총재는 ""이미 일부 대학이 20% 정도의 지역 균형 선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보다 광범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대입 경쟁과 부동산 시장의 상관관계를 지적하며, 강남 지역의 학군 선호가 수도권 집중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강남 부모들의 교육열이 아이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강남 지역에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망국병의 주요인이 바로 교육열, 대학입시에 연결되고 이게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이 총재가 제안한 지역비례선발 대폭적인 확대는 지방 학생들에게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확대하고, 서울과 수도권의 과도한 부동산 수요를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육 불평등이 완화되고, 지방 경제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는 사회 전반에 걸친 불평등 구조를 완화하고 장기적 사회적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강남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발언과 행동 간의 일관성에 대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 총재의 제안은 입시 제도 개혁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중요한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교육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의 제안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법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대입제도는 한국 많은 가계 살림살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곧 우리 경제의 흥망성쇠와 떼려야 뗄수 없다. 교육 개혁이 곧 경제란 말이다.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