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또 불거진 오너 리스크

CJ그룹이 또다시 오너 리스크로 흔들리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반복되는 법적 논란은 그룹의 신뢰도를 끝없이 추락시키며, 구성원들과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최근 국세청의 고강도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드러난 스위스 계좌 의혹은 그의 탈세와 비윤리적 행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국세청, 스위스 계좌 특별조사 중
2023년 11월부터 CJ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국세청은 이재현 회장과 그의 모친 고(故) 손복남 여사의 공동명의로 개설된 스위스 UBS 은행 계좌 3개를 주목하고 있다.
이 계좌들은 2013년 이전에 개설되어 2016년 말까지 운영되었으며, 최대 잔액은 26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해당 계좌는 국세청에 신고된 이력이 전무하다.
세법에 따르면 잔액 10억 원 이상인 해외 계좌는 반드시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조세포탈 혐의가 성립된다. 이재현 회장은 10년 넘게 이러한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닌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탈세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CJ그룹은 "미신고 해외 계좌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과거 그의 행적을 고려하면 이 같은 해명은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복되는 탈세와 비자금
이재현 회장은 2013년에도 6000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운용하며 탈세와 횡령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해 주식을 은닉했으며, 2078억 원 상당의 탈세와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6년에는 징역형과 함께 252억 원의 벌금형이 확정되었고, 국세청에 미신고된 해외 재산에 대해 100억 원 규모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게다가 이번 스위스 계좌는 2013년 CJ 비자금 사건 재판 시기가 겹치며, 그의 비윤리적 행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음을 보여준다. 당시 이 회장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휠체어를 타고 법원에 출석하며 동정을 유발하려 했지만, 법원은 그의 혐의를 인정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CJ그룹의 정직…내부 반발
CJ그룹은 정직, 열정, 창의, 존중이라는 행동 원칙을 내세우며, 특히 "정직"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룹의 수장이 법적 의무를 위반하고 비윤리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어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분노와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일부 구성원들은 이 회장이 그룹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은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에 비견될 만큼 강력한 조사력을 갖춘 부서다. 이번 조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돼, 검찰 고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는 CJ그룹이 또다시 경영 위기를 맞을 수 있음을 암시하며, 투자자와 내부 구성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반복되는 특혜와 면죄부
이재현 회장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석방되었다. 당시 그의 사면은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형 집행 정지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면복권을 통해 석방된 것은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법치주의와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례로 기록됐다.
◆이병철-이맹희-이재현, 그리고 이선호
CJ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며 대한민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스위스 계좌 의혹은 그의 과거 행태와 겹치며, 반복적인 비윤리적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CJ그룹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너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이재현 회장이 그룹의 가치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며, 그의 현재 행보는 이를 더욱 의심하게 만든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이맹희-이재현으로 이어지는 '삼성 장자'의 4세는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다.
이 실장은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HMR) 제품군과 비건 브랜드를 통해 미국, 유럽, 동남아 등 공략에 나서며 경영 승계를 준비 중이다.
때문에 현재 CJ그룹의 미래는 여전히 이재현 회장의 손에 달려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전망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