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외국계 회사 쿠팡…홈플러스 인수 가능?

2023년 매출액 기준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최근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쿠팡의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의해 7조 2,000억 원에 팔렸고, 이후 과도한 차입과 투자 부족으로 인해 재무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온라인 쇼핑 최강자인 쿠팡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오프라인 진출을 통해 물류망을 강화하고, 신선식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쿠팡이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법적 쟁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쿠팡이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기업회생절차, 공정거래법, 노동법, 부동산 문제 등 다양한 법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

◆법원이 승인해야 가능
홈플러스는 최근 재무 악화로 인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쿠팡이 인수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관련 법률로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이 적용된다. 이 법 제50조에 따르면 회생절차 개시 후 자산 매각 시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제180조에서는 회생계획 인가 후의 자산 매각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
즉, 쿠팡은 홈플러스의 주요 채권자들과 협의를 거쳐야 하며, 회생계획안이 법원에서 승인되어야 공식적인 인수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과 독과점 심사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 간 인수·합병이 시장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심사하는 역할을 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7조에 따르면 기업 결합이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 이를 금지할 수 있다.
쿠팡은 온라인 시장에서 강력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홈플러스 인수 시 오프라인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쿠팡의 시장 점유율 변화를 평가하고, 경쟁제한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정위는 ‘관련 시장’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쿠팡의 주요 경쟁자인 이마트, 롯데마트, SSG닷컴 등의 입장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노동법과 고용 승계
홈플러스의 인수는 단순히 자산 인수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도 포함된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으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에 따라 기존 근로자의 퇴직금 및 복리후생 관련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
특히 홈플러스는 복수 노조가 존재하는 기업으로, 인수 과정에서 노사 협상이 중요한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쿠팡이 기존 홈플러스 근로자들의 근무 조건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따라 노동조합의 반발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동산 및 자산 관리 문제
홈플러스는 전국에 100여 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부 점포는 부동산 유동화 전략(Sale & Leaseback)을 통해 매각 후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쿠팡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복잡하게 엮여 있는 기존 점포들의 임대 계약을 어떻게 승계할 것인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따르면, 임차인의 지위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보호받을 수 있으나, 임대인이 변경될 경우 임대차 계약 갱신이 거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쿠팡은 홈플러스 점포들의 임대차 계약 조건을 세밀히 검토해야 한다.
◆해외 투자 및 외국계 자본 규제
쿠팡의 최대 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외국계 자본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인수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규제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투자 촉진법’ 제4조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 기업을 인수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국가 경제 및 공공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심사가 진행될 수 있다.
쿠팡이 홈플러스를 인수하려면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다양한 법적 장벽을 해결해야 한다.이러한 법적 이슈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경우, 쿠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유통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정위 심사와 노사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경우 인수 계획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쿠팡이 이런 법적인 허들을 넘고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국내 유통 시장에 ‘태풍’이 휘몰아칠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