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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우려' 김정욱…로스쿨 출신 최초 대한변협 회장
뉴스

'기대와 우려' 김정욱…로스쿨 출신 최초 대한변협 회장

이승재 기자
입력
수정2025.02.25 01:36
사진=대한변협 홈페이지
사진=대한변협 홈페이지

24일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의 새로운 수장으로 김정욱(44) 변호사가 취임했다. 변협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이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법조계 내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법조계는 사법시험 출신이 주도해 왔으나,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15년이 흐른 지금,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조계 주요 직책을 맡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스쿨 출신 첫 회장의 의미

김정욱 변협 회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시스템경영공학을 전공한 후,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제2회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한 뒤 대한변협 부회장,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등을 거치며 법조계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그의 변협 회장 당선은 단순히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조계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특히 변협은 변호사들의 직역 수호 및 확대를 위한 핵심 단체로, 과거에는 사법시험 출신들이 주로 변협을 이끌었고,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중요한 정책 결정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김 회장의 당선으로 이러한 기류가 변할 가능성이 크다.

 

◆막대한 변협 회장 권한

변협 회장은 변호사들의 권익 보호와 법조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권한과 책임을 수행한다. 특히 법률이 정한 주요 인사 추천권을 포함하는데, 그 자리들이 간단치 않다.

 

이는 법률에 명시된 권한으로, 대법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특별검사 등의 후보를 추천하는 권한을 포함한다. 이러한 추천권을 통해 변협 회장은 법조계 인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변협 회장은 변호사 등록 및 관리를 책임진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로 활동하려는 자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해야 한다. 변협 회장은 변호사 등록의 허가와 취소, 법률사무소 및 법무법인의 설립 인가 등의 권한을 가진다. 이를 통해 변호사들의 자격 관리와 법률사무소 운영에 대한 감독 역할을 수행한다.

 

변협 회장은 변호사의 비위 행위에 대한 징계 절차를 주관한다. 변호사법 제97조에 따르면, 변호사가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변협 회장은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징계 개시를 청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변호사들의 윤리와 품위를 유지하고, 법조계의 신뢰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지난해 '쯔양 사태'의 주범인 최모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어느 정도 내릴 지 여론은 주시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2월 20일, 최모 변호사에게 쯔양(박정원) 대상 공갈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최 변호사는 쯔양의 개인사를 빌미로 금전 2,310만원을 갈취했으며, 쯔양의 전 남자친구 A씨의 법률대리인으로서 A씨 사망 후 그녀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또한, 유튜버 구제역에게 쯔양의 사생활 정보를 제공하여 공갈 범행을 방조한 혐의 등이 인정됐다.

 

법원이 최 변호사의 범행은 변호사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이며 피해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한만큼 대한변협의 징계도 임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징역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된 최모 변호사에 대한 영구제명을 포함한 징계 조치를 내릴 책임이 김 회장에게 있다.

 

아울러 변협 회장은 법령의 제정 및 개정, 법제도 운영과 개선 등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거나 건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법률 문화의 발전과 법제도의 개선에 기여하며, 국민의 권익 보호와 법치주의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법조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권한과 책임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법이 정한 추천권을 통해 법조 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대와 우려

김정욱 회장의 취임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위상 강화가 기대되지만, 동시에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의 반발 가능성이다. 현재 법조계에서 여전히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김 회장의 로스쿨 출신 우대 정책이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변협 내부적으로 두 세력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변호사 직역과 IT업계의 만남, 즉 리걸테크와 관련한 이해충돌도 그가 해결할 과제다. 이는 변호사 광고 규제 완화 문제와도 연결된다. 김 회장은 변호사 광고 규정을 개정하여 소규모 로펌 및 개인 변호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형 로펌과의 형평성 문제, 무분별한 광고로 인한 변호사 시장 과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변호사 시험 합격률 문제도 난제다. 현재 변호사시험의 낮은 합격률로 인해 로스쿨 졸업자들의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다. 김 회장이 변호사시험 제도 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욱 회장의 취임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줄 가능성이 크다. 그의 리더십 아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법조 내 입지가 강화되고, 직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동시에 기존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과의 갈등, 변호사 직역 확대의 부작용, 변호사시험 제도 개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그가 앞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변호사 사회를 통합하며,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위상을 높일지 주목된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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