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으로 몸 상하는 바디프랜드

한때 전신안마기기의 대표적, 압도적 1위였던 '바디프랜드'가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인 배우 차은우의 세련된 이미지와는 달리, 경영권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으로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실적 악화, 사업 다각화 불투명까지 겹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창업주 강웅철 전 이사회 의장과 사모펀드 한앤브라더스 대주주 한주희 씨가 각각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바디프랜드 내부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창업주 강웅철-대주주 한주희 분쟁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어인성)는 강 전 의장을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혐의로, 한씨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24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두 사람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서로를 맞고소하며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수사 결과, 강 전 의장은 과거 회사를 경영하면서 본인과 장모 명의로 직무발명보상금 25억 원, 고문료 및 퇴직공로금 12억 원, 법인카드 사용금 3천만 원 등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삿돈은 고급 오피스텔 임차보증금, 명품 시계 구입, 고급 외제차 보험료 등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한주희 씨는 '사모펀드 차입금 돌려막기' 방식을 통해 자기자본 없이 바디프랜드를 인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창업주 강 전 의장을 속여 투자금 107억 원을 편취하고, 이를 포함한 사모펀드 명의의 자금으로 경영권 지분을 유지한 의혹을 받았다. 이후 회사 내부 대출금 195억 원을 챙겨 자신의 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영권 분쟁, 실적 악화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는 동안 바디프랜드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되었다.
2022년 매출은 5,4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58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2023년에는 매출 4,197억 원, 영업이익 167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더욱 악화되었다.
한때 국내 안마의자 시장의 1위 자리를 차지했던 바디프랜드는 '세라젬'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기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디프랜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5%로, 과거 60%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의 경쟁력 악화는 경영진의 부적절한 자금 운용과 맞물려 더욱 심각해졌다. 창업주 강 전 의장은 고액의 배당금과 보수를 챙기며 논란을 일으켰고, 이는 내부 갈등과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바디프랜드는 2024년 IPO 계획이 무산되며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사업 다각화도 한계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매트리스, 정수기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로봇과 프리미엄 가구 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하고 있다. CES 2025에서 선보인 AI 헬스케어 로봇과 신규 브랜드 '파밀레'는 바디프랜드의 기술력을 강조하며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과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한, 이러한 시도가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바디프랜드는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지며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지만, 내부 갈등과 재무적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 한 매각 역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