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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에 무슨 일이?
뉴스

피자헛에 무슨 일이?

정우진 기자
입력
한국피자헛, 법원 회생절차 개시 결정
점주에 돌려주는 '210' 치명타
사진=한국피자헛 홈페이지
사진=한국피자헛 홈페이지

한국피자헛에 무슨 일이 생겼나.

 

미국 피자 시장의 3대 대표 브랜드(도미노피자, 파파존스, 피자헛) 중 하나로 국내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과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며 발생한 210억 원 반환 문제와 그로 인한 자금난 탓에 법원의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법원의 회생절차는 기업이나 개인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 법원의 도움을 받아 채무를 조정하고 재기를 도모하는 과정을 말한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2(오병희 부장판사)16일 한국피자헛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내년 320일까지 제출되는 최종 회생계획안을 검토한 뒤 법원이 회생 인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한국피자헛은 결국 파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일단 한국피자헛은 내년 12일까지 채권자 목록 작성, 같은 달 16일까지 채권 신고 접수를 완료해야 한다. 회사의 유지 가능성을 검토하는 조사위원은 태성회계법인이 맡았으며, 조사보고서는 내년 220일까지 제출될 예정이다.

 

이번 회생절차는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이 승인했던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이 실패한 이후 나온 조치다. ARS 프로그램은 기업이 부채 구조를 조정하고 채권자와 합의점을 찾는 절차로, 이를 통해 파산 없이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려 했지만, 11일까지 채권자들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프로그램이 종료됐다.

 

법원의 이런 결정은 가맹점주 소송 패배로 인한 210억 반환 문제에서 비롯됐다.

 

앞서 한국피자헛은 94명의 가맹점주들에게 받은 가맹금 210억 원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는 차액가맹금 구조를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되었다.

 

차액가맹금이란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필수 품목(원재료 등)을 공급하면서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형태로, 가맹점주들은 이를 "본사가 과도한 이익을 취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에 대해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에 따라 일부 점주들이 가맹본부 계좌를 압류하면서, 한국피자헛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4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으며, 이후 자금난이 본격화되며 법원의 회생 절차가 불가피해졌다.

 

한국피자헛은 일단 대법원 상고를 통해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회사측은 "가맹점 사업에 필수적인 품목을 공급하고 그 과정에서 유통 마진을 수취하는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한국피자헛의 위기는 한국 피자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에서 시작됐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한국피자헛은 한때 국내 피자 시장의 선두주자로 군림했으나,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등 경쟁 브랜드와의 격차가 커지며 점유율이 하락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배달 플랫폼 확산으로 피자스쿨 등 소규모 피자 전문점들이 부상하며 전통적인 프랜차이즈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잃어갔다.

 

한국피자헛의 회생 절차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내 외식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와 글로벌 프랜차이즈 모델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낸 사례다.

 

가맹점주와 본사의 갈등,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부족, 현지화 전략의 실패는 모두 국내외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경계해야 할 경영 리스크다.

 

한국피자헛이 회생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보여준 것은, 법적 절차를 넘어 가맹점과 소비자 신뢰 회복 없이는 진정한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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