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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기의 IBK기업은행…불법대출과 노사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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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기의 IBK기업은행…불법대출과 노사갈등

정우진 기자
입력
사진=IBK기업은행 홈페이지
사진=IBK기업은행 홈페이지

국책은행으로 대한민국 중소기업 지원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IBK기업은행이 최근 240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와 노동조합과의 갈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사상 최악 240억 원 금융사고, 금감원 현장 검사

지난 9IBK기업은행은 2395000만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는 서울 강동구 소재 지점에서 20226월부터 202411월까지 부동산 담보대출 과정에서 담보가치를 과대 평가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과정에서 설정된 담보금액은 2152700만 원이었지만, 대출 금액은 이를 초과한 불법 대출인 셈이다.

 

이는 기업은행의 자체 감사로 발견되어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보고되었으며, 금감원은 올 13일부터 현장 검사를 시작했다. 금감원은 대출 서류를 검토하며, 사고에 연루된 전현직 직원들의 역할과 대출금 사용처를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검사 기한은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다음 주까지 연장됐다.

 

이번 사건은 2014년 모뉴엘 대출사기 사건 이후 처음으로 2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금융사고다. 기업은행이 금융사고를 공시한 것도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는 기업은행의 내부 통제와 감독 체계의 부재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시중은행과 다른 차원의 노사 갈등

일반적인 시중은행 노조의 협상 대상이 사측인 것과 달리 기업은행 노조는 사측을 넘어 금융위, 기재부 측에 요구사항을 관철시켜야 한다.

 

기업은행의 임금은 노사가 교섭하는 것이 아닌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지분율 59.5%)가 틀을 정하고 이를 금융위원회가 따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임금 차별과 시간외수당 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이유다.

 

노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연봉은 약 11600만 원인 반면, 기업은행은 약 8500만 원으로 30% 이상 적다.

 

또 성과급 미지급도 문제다. 기업은행은 2023270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초과 이익에 대한 성과급은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시간외수당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미지급된 시간외수당은 1인당 약 600만 원, 총 규모는 약 780억 원에 달한다.

 

특별성과급 지급과 초과이익을 나누자는 등의 노조 요구에 대해 정부는 공공기관 간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대주주인 기획재정부는 세수 결손 문제를 들어 추가 배당금 조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달 단독 총파업에 이어 110일 추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는 기업은행 내부 갈등이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정부와의 구조적 대립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은행은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의 통제를 받는 동시에 시중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이로 인해 임금 격차, 성과급 지급 불가 등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하며, 이는 우수 인재 유출과 직원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

 

240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와 임금 차별에 따른 노사 갈등은 IBK기업은행이 당면한 위기의 두 축으로 보인다

 

내부 통제 시스템과 정부의 경직된 규제를 모두 개선하지 않는다면,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위기는 기업은행이 스스로의 문제를 진단하고, 정부와 협력하여 새로운 미래를 모색해야 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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