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개헌] ③윤석열-이재명의 차이, ‘내공’

요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장 심한 욕은?
'이런 윤석열 같은 자'라는 말일 거다.
일반인들 간에 시비가 붙으면 정치적 센스가 돋보이는 쌍욕, 그런가 보다 할 터.
◆국민의힘 85인, 윤석열 같은 자들
그러나 12.3 내란을 겪은 대한민국 현역 정치인들에게는 정말 이보다 더 심각한 비유, 비난은 없을 거다. 윤석열 비호, 엄호, 경호 세력인 탄핵 반대 국민의힘 의원 85명이 바로 그런 취급을 받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런 말을 들은지 꽤 오래 됐다. 한줌도 안되는 일부 극우세력은 "윤석열보다 못한 사람"이란 극언도 퍼붓는다. 이념적으로나 정치적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중도층 중에도 "윤석열이나, 이재명이나"라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이 탄핵되고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선 최근에는 ‘이재명≒윤석열’ 프레임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주로 보수우파 정치인, 논객, 유튜버들이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이런 프레임을 국민들 사이에 스며들게 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도 없는 윤석열…이재명의 내공
동아일보는 지난 11월 1일자에 정치브로커 명태균의 발언을 보도했다.
명씨가 2022년 3월 대선 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2024년 총선에 맞춰 개헌을 추진하고, 그때 물러나면 양쪽으로부터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했고, 윤 대통령은 “내가 왜 2년짜리 대통령을 해야 하냐”며 거부했다는 거다.
이런 거침없는 직언을 한 이유에 대해 명 씨는 “(윤이) 5년을 버틸 내공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 지금 이와 비슷한 조언(②이재명의 승부수…임기 단축 개헌)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윤석열과 다름없이 “내가 왜 3년짜리 대통령을 하느냐”며 ‘격노’할까.
다만 명 씨와 달리 이런 조언을 하는 이유에 “윤과 달리 이재명은 버틸 내공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면.
2022년 당시 명 씨는 이어 윤 대통령에게 2년 대통령을 권고한 이유에 대해 “보수는 젖은 연탄처럼 불을 붙일 수 없는 상태라 윤 대통령이 번개탄 역할을 통해 보수 정치의 재건을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12월 현재 명 씨의 얘기는 이렇게 바꿀 수 있다. “윤석열 12.3 내란에 이은 탄핵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정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번개탄’에 불이 붙었다. 이재명 대표가 번개탄에 기름을 부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1차 임기를 차기 총선이 치러질 2028년까지로 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즉각 단축하는 개헌에 당차고 자신있게 나서야 한다.
그게 바로 윤석열과 이재명의 ‘내공’ 차이다.
‘이재명≒윤석열’ 프레임은 이렇게 벗어날 수 있다.
◆이재명의 꿈을 담는 개헌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월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담은 책 '이재명이 꿈꾸는 대한민국'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나라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공평하고 공정한 나라,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구현하려는 그의 비전이 담겨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검찰과 재벌 개혁, 복지 시스템의 대전환 등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명확히 제시하며,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가지 못한 이유를 짚어냈다. 책에 실린 그의 방략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를 넘어 삶과 지식, 열망이 어우러진 실질적 비전으로 평가받는다.
지금이 바로 이 대표 자신의 꿈을 이룰 개헌 논의에 과감히 나설 때다.
자신의 첫 임기를 2028년으로 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골자의 개헌을 주도, 이를 통해 그의 정치적 내공을 입증해야 한다.
이 대표는 2022년 9월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제를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하고, 국정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2023년 1월 12일에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이미 수명을 다했다”며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국민과 '함께' 꿈꾸는 새로운 대한민국, 그것이 이재명이 윤석열과 다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