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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칼럼] 똑똑한 이단아에 미래가 달렸다
이승재 기자
입력
수정2024.11.1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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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연구원의 예언…‘충격과 공포’ '똑똑한 이단아' 육성에 달린 대한민국 미래
[이승재 칼럼] 똑똑한 이단아에 미래가 달렸다
한은 경제연구원의 예언…‘충격과 공포’
'똑똑한 이단아' 육성에 달린 대한민국 미래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충격과 공포’의 한국 경제 미래 전망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10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연구·개발(R&D) 세계 2위 우리나라, 생산성은 제자리' 보고서에서 "출산율의 극적 반등, 생산성의 큰 폭 개선 등 획기적 변화가 없을 경우 우리 경제는 2040년대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의 부설 연구기관으로, 통화정책, 금융안정, 경제성장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경제학, 통계학, 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의 박사급 인력만 40여 명 되는 한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다.
한은 자체가 정부로부터 독립된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이 연구원은 정부 지원을 받는 공공연구소나 모기업과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민간경제연구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객관적이고 중립적, 비정치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그렇기에 이번 한은 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읽은 시민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대한민국이 초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에 더해 생산성 증가율이 0%대로 추락하면서, 향후 10여년 내에 혁신이 없다면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R&D 지출은 세계 2위 수준이지만, 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0.5%에 불과하다.
대기업 중심의 양적 성과는 늘었지만 질적 성장은 미비했으며, 중소기업은 혁신 자금 조달이 어려워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기초연구 지출 비중이 줄어들면서 혁신의 질이 떨어졌다.
한은은 기초연구 강화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0.18%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벤처캐피탈 접근성을 높이고 창업 환경을 개선하여 신생기업 진입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보고서는 말미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가진 ‘똑똑한 이단아’들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뿐 아니라 대다수 전문가들이 ▶저출생 ▶초고령화 ▶생산성 저하라는 3각 파도를 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 접근, 행동 방식을 가진 ‘이단아’를 키워내야 한다고 말한다.
‘똑똑한 이단아’들은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러한 인재들이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취업을 선호한다. 똑똑하지만 이단아가 되기를 꺼린다. 부모와 학교, 사회, 국가가 이단을 허하지 않는다.
똑똑하고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의대를 가려 한다.
결국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 도입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곳곳에 '똑똑한 이단아'들은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에서 제안하듯 이런 이단아들의 실패를 용인하고 재도전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결국 예산이고 돈이다. 대한민국의 현재 기초연구(R&D) 지출을 이제는 이는 양적 성과에 치중하지 말고 질적 성장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기초연구는 장기적인 혁신의 기반이 되는 만큼, 기초연구에 대한 질적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기업들이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고,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기초연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하고,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똑똑한 이단아’가 만든 신생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큰 문제다.
벤처캐피탈의 접근성을 높이고, M&A나 IPO 등 투자 회수 시장을 활성화하여 신생기업들이 보다 쉽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벤처캐피탈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공공 펀드를 조성하여 초기 투자 위험을 분담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창업에 실패한 똑똑한 이단아의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정부는 창업 실패자에게 재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창업 실패 시 일정 기간 동안 생계비를 지원하거나, 재도전 시 초기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창업가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똑똑한 이단아’를 보유한 대학과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대학의 연구 성과가 기업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현장 경험이 대학 연구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산학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성공 사례를 발굴하여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경제적 도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똑똑한 이단아’들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이러한 도전은 기회로 바뀔 수 있다.
똑똑한 이단아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밝은 미래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정부는,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할 때다.
그 시간,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