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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칼럼] 22대 국회 의석 '미지수'…경찰에 달려
이승재 기자
입력
수정2024.11.1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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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칼럼] 22대 국회 의석 '미지수'…경찰에 달려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경찰 주목
10일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254석 중 더불어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 진보당이 각각 1석을 얻었다.
비례대표는 의석수는 국민의미래가 18석, 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이다.
그래서 12일 현재 22대 국회 의석수는 민주당 175(161+14), 국민의힘 108(90+18), 조국혁신당 12, 개혁신당 3(1+2) 순서다.
◆지금 의석수는 무의미
하지만 이 숫자는 현재에 불과하다. 21대 총선에서 변화무쌍한 합당, 탈당과 함게 경찰 수사에서 시작된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들도 있다.
그래픽 출처=위키백과’
즉 현재의 숫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총선 이후 재보궐 선거가 매번 있다. 이는 경찰이 하는 선거법 위반 수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나 다를까, 총선 투표지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다음날 11일 경찰은 총선 관련 수사를 본격화했다.
◆경찰이 움직인다
먼저 일부 지역 경찰청이 선거법 위반 ‘팩트’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자신의 위력을 과시했다.
충북경찰청은 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범죄로 59명, 43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충북청에 따르면 선거법 수사는 허위사실 공표 27명(22건), 금품 제공 14명(9건), 벽보·현수막 훼손 등 7명(5건), 선거운동 방법 위반 4명(3건), 기타 7명(4건)에 대해 조사 중이거나 할 예정이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 당선(52.93%)된 국민의힘 박덕흠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선거구민 등에게 마술쇼 등 무료 공연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위반으로 보고 박 당선인을 고발했고, 충북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제천·단양에서도 국민의힘 엄태영 당선인과 민주당 이경용 후보가 공약 이행률 허위 공표를 두고 고소전을 벌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충북청의 선거 범죄 관련 수사 건수는 지난 21대 총선보다 3배가량 늘었다. 당시 21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선거 관련 범죄를 저질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국회의원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정치자금법 위반 기준도 벌금 100만원 이상으로 같다.
배우자나 회계 책임자의 경우에는 벌금 300만원 이상, 상대적으로 높다.
◆2024년 10월 9일까지
경찰이 여야 어느 쪽을 겨냥할지 방향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라는 걸 경찰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속도는 법에 정해져 있다
선거 관련 범죄는 공소시효가 6개월이다. 즉 피의자의 혐의를 입증해 법정에 세우는 데(기소)까지 선거일 기준 6개월 이내에 마쳐야 한다.
다시 말해 검찰은 선거일 4월 10일 기준으로 6개월 이내인 오는 10월 9일까지 수사를 마치고 해당 피의자를 재판에 넘겨야 한다.
이 말은 결국 10월 9일 이후에는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말이다.
기소가 되면 법원의 시간이 찾아 온다.
선거 관련 재판을 맡는 1심 법원은 기소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선고를 해야한다. 2심과 3심 법원은 각각 이전 판결 선고일로부터 3개월 내에 선고해야 한다.
즉 수사 6개월+법원 6+3+3개월, 최장 1년 6개월 뒤인 내년 하반기 당선이 무효가 되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올 수 있다.
◆21대 국회, 의원 7명 ‘아웃’
지난 21대 국회의원 중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최종적으로 당선이 무효가 된 사람은 7명이다.
최근에는 지난 2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 선거사무원과 지역민들에게 금품과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사람은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임 전 의원 외에 정정순, 이규민, 최강욱 전 의원 등 4명이다.
국민의힘은 김선교, 정찬민 전 의원이다. 무소속은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있다.
19대와 20대의 경우는 당선무효형을 받은 의원이 각각 11명이었다.
대부분 경찰의 선거법 수사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아도 의원직을 잃는다.
선거 관련 범죄가 아닌, 개인 비위로 형사 재판에 넘겨져 의원직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 형사사건으로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 때도 33명의 당선인이 재판에 넘겨져 이중 6명의 당선이 취소됐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40명의 당선인이 기소돼 5명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총선 결과로 정해진 의석수, 미지수다. 아직 모른다.
◆타오르는 불, 꺼질 수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요기 베라(1925~2015)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이자 감독이 한 이 말은 선거 결과에도 당연히 해당된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통하는 불변의 법칙을 담은, 항상 옳은 표어가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이번 총선 결과에 따른 경찰의 움직임은 이와 정반대의 격언을 떠오르게 한다. “타오른 불은 언젠가 꺼진다.”
아니다. 이미 ‘꺼질 불’이 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대부분 유권자들은 이를 알고도 투표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다가오는 22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의원직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그는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2심까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같은 제목의 노래도 있다. 레니 크래비츠가 1991년 발표한 곡으로, 명언에 어울리는 명곡이다. 아래 유튜브 영상은 2012년 재녹음 버전.
이승재 기자